물리학 이야기

[물리학 책] 부분과 전체

금융매거진 2021. 1. 10. 11:02

물리학 서적인 부분과 전체라는 책을 읽어 보았습니다.

[물리학 책] 부분과 전체

부분과 전체

'부분과 전체'라는 다소 관념적인 제목의 책이 있다.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라는 이가 썼으며, 그는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적이 있다. 이미 한국에서 번역되어 나온지는 1년이 넘었다고 한다. 언젠가 나는 'E=mc2'라는 다소 역설적인 제목의 책을 읽었다. 과학적 발견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놓은 그 책은 나에게 퍽 유쾌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것이 아마도 '부분과 전체'라는 책을 고른 가장 결정적인 이유일 듯싶다. 참, 오랜만에 자연과학(물리학) 책을 읽게 되었다. 명색이 자연과학(공학) 도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책 읽기 방향은 사회과학/인문학 중심으로 짜여있었던 것 같다. 힘들게 고른 책이었지만, 또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오전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은 어느새 역자 서문만이 남았다. 덕택에 다른 일은 하나도 하지 못했지만. T.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에 나오는 과학(패러다임)의 혁명적 발전 가설, 바슐라르의 인식론적 단절론처럼 지은이 하이젠베르크 역시 과학발전의 비선형적 모델을 신뢰하는 듯하다. 물론 고전적인 과학발전모델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나 역시 바슐라르-쿤-러셀 등의 과학사 이론을 신뢰하는 편이다.

현대 물리학의 꽃 '양자역학'

현대 물리학의 꽃이라 불리는 '양자역학'의 발전과정과 함께 내가 이 책에서 찾아낸 가장 큰 키워드 중 하나는 '단절'이다. (여기서의 '단절'은 과학 발전모델로의 단절과 비선형 이론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한다면 '단절의 극복'이다. 인문학-자연과학의 단절, 사회와 과학자의 단절, 실험 물리학과 이론물리학의 단절, 종교와 이성의 단절... 우리의 사회와 학문이 품고 있는 단절은 이미 모든 곳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돈벌이가 되는 학문 이외의 모든 학문을 배척하는 우리의 지식사회 풍토로 본다면 그것은 '단절'의 수준이 아니다. 그것은 분명히 '절단'이라고 해야 한다. 비록 지은이가 책에서 명시적으로 언표 하지는 않았지만, 지은이가 단절을 극복하기 위해 제시한 대안은 '상상력'과 '토론'이다. 책 내용 중에는 지은이가 친구들, 당대의 석학들, 그리고 자신의 제자들과 토론이 실려있다.

책 감상평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대학교수가 자신의 제자들과 격 없이 토론에 임하여 그 대화를 책으로 묶어내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지체 높은 교수님들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이 책은 자연과학 특히 물리학에 관한 책임에도 이 책의 분류는 엄연히 교양 신서이다. 교양 수준에서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혹은 다른 학문을 하는 사람들의 폭넓은 사고를 위해 필요한 책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아웃사이더 창간 준비호에서 '상식'과 '교양'에 대하여 다룬 김규항의 글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대강의 논조는 '한심한 우리의 교양과 상식이여'정도였던 것 같다. TOEIC 책과 컴퓨터 실무 서적 이외의 교양서가 사라져 가는 현실 속에서, 나 역시 김규항의 논조에 흔쾌히 동의해야 할 것 같다. 나 역시 '교양과 상식'의 철저한 '단절' 아니 '절단'의 시류 속에서 흘러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부분과 전체는 배울게 많은 책이었던것 같습니다.